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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생활

미국의 자이언트 스텝. 그럼 한국 금리는?

by everyhahaha 2022. 6. 22.

모두가 빅스텝을 예상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10일에 예상보다 높은 물가지수가 발표되면서 더 강력한 긴축의 가능성이 제기됐습니다. 심지어 FOMC가 열리기 이틀 전, 월스트리트저널(WSJ)에서 자이언트 스텝*을 할 수도 있다는 얘기가 나왔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그 일이 28년만에 일어났습니다. 게다가 다음번에도 자이언트 스텝을 할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불과 한 달 반 전에 자이언트 스텝은 고려하고 있지 않다는 파월이 말을 180도 바꾼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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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이언트 스텝: 금리를 한 번에 0.75% 올리는 것

 

제롬 파월 연준의장 (출처: Bloomberg)

 

물가지수가 4월에 8.3%, 5월에는 8.6%으로 더 높아진 배경에는 여러 요인이 존재합니다. 그 중 에너지와 식료품 가격 급등과 같이 연준이 컨트롤하기 어려운 공급 측면의 문제들이 있습니다. 금리를 올린다고 갑자기 기름이나 밀이 뚝 떨어지는 것도 아닌데 무슨 상관일까요? 물가는 공급과 더불어 수요 측면에서도 영향을 받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기대 인플레이션이 등장합니다. 물가가 계속 올라가면 사람들은 오늘이 가장 가격이 낮기 때문에 내일 살 물건을 미리 사려고 합니다. 수요가 늘어나면서 자연스럽게 물건의 가격도 점점 올라갑니다. 이처럼 물가가 계속 올라간다는 사람들의 심리, 즉 기대 인플레이션이란 놈은 자가 증식이 가능해 상당히 위험합니다. 그래서 그 심리를 부러뜨릴 정도로 강력하게 대응해야 수요를 줄어들어 물가를 낮출 수 있습니다.

 

왜 금리를 올려서 수요를 잡는걸까요?

금리를 올리면 높아진 예금이자로 은행에 돈을 맡기는 사람이 늘어납니다. 대출금리 또한 높아져 이전만큼 돈을 빌리는 사람이 줄어듭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시중의 돈이 줄어들고 돈이 귀해지고 점점 물건을 사려는 수요가 줄어드는 거죠. 이 과정에서 경기 침체를 불러올 가능성도 있습니다. 사람들이 물건을 이전보다 덜 사면 회사의 이익이 줄어들어 구조조정하거나 투자가 줄어들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빚으로 성장하는 자본주의 특성상 전보다 국가, 기업, 가계 모두 부채가 상당하기 때문에 너무 크게, 급하게 올리기에도 조심스러워집니다.

 

정말 지금 파월 머리 깨질듯..

 

 

FOMC 이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제롬 파월 연준의장은 물가를 꼭 잡겠다고 얘기했습니다. 목표물가인 2%로 맞추기 위해 연말에 3.25~3.5%로 기준금리를 올리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올해 남은 FOMC가 4번, 현재 기준금리가 1.75%로 4번 동안 대략 1.75%를 올린다는 얘기입니다.  

 

FOMC 점도표

 

나중에 발표된 FOMC 보고서에는 8.6%인 현재 물가를 잡기 위해서는 4~7%로 올려야한다는 내용이 담겨있습니다. 현재 인플레이션 상황이 심각하기 때문에 보다 높은 금리로 대응해야한다는 의견에 힘이 실린 게 아닐까 합니다. 또한 성장률을 기존 2.2%에서 1.7%로 낮춰 사실상 경기 침체로 보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금리발표가 있었던 15일, 시장은 오히려 환호했습니다. 뉴욕 3대 지수가 상승하고 나스닥은 +2.5%로 마감했습니다. 하지만 그 다음날 오름세를 반납하고 더 내려가 -4%로 마감해 5월 FOMC 이후 시장과 매우 유사했습니다. 1% 금리 인상설까지 돌면서 혼란스러운 시장은 0.75% 인상을 처음엔 반겼지만, 기존 0.50%보다 높다는 우려가 시장에 반영된 듯한 모습입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출처: 연합뉴스)

 

한국은 7월 13일에 기준 금리 결정회의가 열립니다. 현재 기준 금리는 1.75%로 미국과 같습니다. 다음달 FOMC에서 0.75%를 올리면 금리가 역전되는 상황이 벌어져 외국인들의 자금이 빠져나갈 위험이 있습니다. 또한 국내 물가 상승률도 심상치 않습니다. 6월 21일 한국은행이 올해 물가상승률을 4.5%로 전망한지 한 달도 채 안돼서 4.7%(2008년 물가 상승률)보다 높을 수도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높은 물가가 고착화되지 않으려면 미국처럼 기준금리를 빠르게 올려야한다며 7월에 빅스텝의 가능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다만, 가계부채 등의 문제로 미국만큼 큰 폭으로 올리긴 어려워 보입니다. 부디 한국은행 관계자분들이 현명한 판단을 내리길 바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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